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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션 후기/CoC

[CoC] 광인굿 (18/8/18)

역설逆說 2018. 9. 8. 01:45

무당이, 엄마에게 나가 있으라고 했어요…….”

 

그리고 그는 무엇을 했나요?

 

손에, 칼을, 많은 칼을 들었어요…….”

 

그리고 어떻게 했나요?

 

작두 위에 올라갔어요…….”

 

그리고요?

 

…….”

 

그리고?

 

그리고…….

 








크툴루의 부름. 광인굿.


PD 이도영: 파르팔라

배우 유미소: 황충

심리학교수 서제희: 리모

오컬트전문가 김수정: 역설

 

with 비밀지식의 수호자, 로릭






인간이 도심 속에 갇히는 것을 선택하면서, 요괴는 전설 속으로 몸을 감췄습니다. 그렇게 인간과 신화 사이에는 인간이 구축한 방벽만큼의 간극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문명의 장벽이라는 것은 때로는 그 얇기가 없느니만 못할 때가 있으니, 인간이 스스로 신화의 영역에 몸을 던질 때가 특히 그러했습니다.


그렇다면, 지나가던 선비나 지나가던 스님은 원래 없었던 걸지도 모릅니다. 인간을 동경하는 요괴도 다만 환상이었던 걸지도 모릅니다. 인간을 긍휼히 여기는 신화는 다만 덧없는 희망이니, 사람은 필사적으로 인류를 구한 자들의 이름을, 지나가던 나그네들의 전설 속에 숨겼습니다.


진실을 탐사하는 무명의 객들은 때때로 인세를 침탈하는 신화를 비껴내기 위해 비인외도의 길을 스스럼없이 걸었으니, 그 길의 이름은 마법이라고도, 의식이라고도, 주술이라고도 불렸습니다.


혹은, 굿이라고도.


 

 

 


-이하, CoC 광인굿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기이한 이야기를 다루는 미스터리 특급PD 도영은 막내 작가 신소영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곧 회의인데, 새로운 소재를 갖고 오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던 소영은 시간이 다 되었는데도 모습을 비추지 않고 있습니다.

출중한 외모와 열정을 갖고 있지만 연기력 논란이 있는 배우 미소,

유능한 엘리트이며 심리학과 최면을 이용한 상담에 일가견이 있는 교수 제희,

미스터리 특급의 이전 프로그램이었던 미스터리 극장에서부터 주요게스트였던 수정까지, 모든 게스트가 다 모였는데도 말이지요.


캐릭터는 모두 로릭님이 미리 마련해둔 탐사자를 기반으로 했습니다. 어째서인지 정신력이 평균 이하인 경우가 많긴 했으나…… 원래 탐사자로 활동하고 그러면 이성이 좀 낮을 수도 있고 그런 것이라 생각하고 넘겼습니다^_;; 게다가 크툴루 신화 기능을 주셨다구요! 탐사자 한 사람 한정이었지만.

미리 마련해둔 탐사자라고는 했지만 기본적인 특성치와 직업, 시나리오에 들어가기 위한 개요를 제외하면 기능치부터 백스토리까지는 플레이어가 분배하고 만들어야 했습니다. 이런 적절한 자유도 정말 좋았어요.

크툴루의 부름 백스토리는 굴려서 만들어도 의미심장하게 해석할 수 있는 빈 자리가 잘 나와서 좋아합니다. 전부 다 굴려버린 김수정 씨는스승에게서 배운 사람에 대한 통찰력을 이용해 오컬트 전문가로서 이름을 날려 부유해진 셀렙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어쩐지 대개 친절해서 자기도 모르게 사방을 유혹하는 설정이 붙었던 것도 같지만 일단 넘어가고요(머리팍팍)

 

모인 사람들은 구면에게 인사를 하기도 하고, 초면에게 자기소개를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잠시 후 막내 작가 소영이 급하게 소재를 들고 찾아오는데, 어째 이번 일은 너무나도 딱 맞는 사건이라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평범한 중학생 아이.

이상 증세.


방송국의 어느 높으신 분 인맥을 통해 들어온 사례인데…… 그렇다면 이번 일은 단순히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다루는 게 아니라 정말로 무언가를해결하라는 뜻인지?


제보에 의하면 아이는 때로 성격이 바뀌고, 기억이 가끔씩 없어지며, 가위에 눌릴 때가 있고, 열이 오르고는 한다는 겁니다.

 

제희에게는 괴이한 사건이기에 앞서, 심리적으로 문제가 생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일입니다. 사실 오컬트전문가로 활동하는 수정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성격이 바뀌는 것처럼 보이고 기억이 사라지고는 하는 것은 모종의 스트레스로 인한 게 아닐지, 그렇다면 문제는 부모에게 있는 게 아닌지, 그렇다면 이 일의 결말은 부모와 아이를 화해시킬 수 있느냐 없느냐가 아닐지. 그러한 생각들이 순식간에 머릿속을 스쳐지나갑니다. 다만 어떻게 기이한 일로 포장해서 그럴 듯하게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줄지, 그것이 문제였을 뿐이죠. 두 전문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느냐에 상관없이, 미소는 다시 배우로 재기하기 위해, 어떻게든 이번 프로그램을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로 불타고 있습니다. PD인 도영은 두말할 것도 없겠지요.

 

방송 제작, 제작진과 출연진이 섞인 탐사자 구성에서 시나리오집 TTWLBforget me not이 떠올랐어요. 그렇지만 광인굿은 그 시나리오와는 다른 방법으로 탐사자 사이를 엮어줍니다. 합리성의 전문가인 제희와 오컬트 전문가인 수정이 대립각인 구도도 재밌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세션에서 그런 흐름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너무 들이댔

탐사자는 다만 절망과 불행이 가득한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진실에 다가가야만 하는 이유를 제시하고 전진하죠. 예능방송이라는 단어에 숨은 욕망, 그리고 기이한 증세를 보이는 아이라는 불길한 기운이 테이블에 앉은 모두를 얽어버리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상 증세를 보이는 아이의 이름은 민서. 성산시 주상복합 아파트의 주소를 받은 일행은, 본격적인 방송용 촬영 전에 사전미팅을 하기 위해 민서네 어머니와 약속을 잡습니다. 98일 토요일.

아이의 집에 찾아가던 날은, 어쩐지 날이 궂을 예감이 드는 하늘입니다. 며칠 안으로 때 아닌 장마가 찾아올 예감.

 

아이의 집을 찾아갔을 때, 수정은 예상과는 다른 집안의 모습에 위화감을 느낍니다.

심대한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그리고 그렇게 아이를 내모는 사람들이 사는 집이라면…… 이렇게 깔끔하고 정돈된 분위기의 집일 리는 없을 텐데.

 

민서네 어머니가 말해주는 간략한 이야기를 듣고, 수정은 제희와 함께, 민서의 방문을 두드립니다. “안녕. 도와주러 온 사람들이야. 우리 이야기 좀 할래?”

 

방문이 열리고 그 안에 앉아 있던 것은






-이제는 정말로 CoC 광인굿의 스포일러가 가득합니다. 플레이 예정이신 분은 읽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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