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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기카로기아]어느 날 서적경이 되어버렸다… (21/01/10) 본문

세션 후기/모험기획국

[마기카로기아]어느 날 서적경이 되어버렸다… (21/01/10)

역설逆說 2021. 1. 26. 23:01

서적경-비블리오마니아-, 대법전에 거역하는 자.

마도서대전 이후, 대법전은 마법의 존재를 대변하는 세계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마법에 대한 학문을 정의하는 통합학파, 대법전.

그 외의 다른 학파는 이단을 넘은 사마외도, 흉신악살!

 

그러나 그것은 집단이기주의의 발로가 아닌, 담담한 사실…

세계는 그렇게 해야 지킬 수 있을 정도로, 얇고 허약했습니다.

 

대파괴 이전,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대법전이라는 기관의 테마는 공백을 마련해주는 프로타고니스트.

그것은 초상현상을 관리하는 SCP재단의 테마와도 비슷한 결을 갖고 있습니다.

완전히 같을 수는 없지만요.

 

서적경. 대법전의 이념에 반기를 든, 자신들만의 이상이 있는 다른 학파에 소속된 마법사들.

이들은 각자 여러 가지 현실적인-서사 내적인- 이유로, 안타고니스트가 될 수밖에 없는 자들입니다.

 

그런데,

당신의 동료가,

사실은 서적경이었다면?

 

 

 

 

 

그렇습니다. 분명히 같은 대법전 소속이라고 알고 있던 자신이! 혹은 동료가! 서적경이다?

"어느 날 서적경이 되어버렸다…" 입니다.

 

mandible.tistory.com/119

 

마기카로기아 시나리오 - 어느 날 서적경이 되어버렸다...

시나리오 소개 작성자: 니은 (Nieun) @exceed_ff, @exceed_nn 인원: 1인 8사이클 / 2인 5사이클 4사이클 추천 PC: 4계제 (PC1은 4계제에 해당하는 5랭크 서적경으로 플레이) 사용룰: 마기카로기아 대형판 룰북.

mandible.tistory.com

 

 

 

 

 

분과회 '폭풍이 몰아치는 별하늘'

 

오즈의 마법사~flow over the rainbow~ / 도로시: 루와즈

가능성이 자라는 성천의 정원 / 소라 아시모프: 역설

 

with GM 벽

 

 

 

 

 

 

더보기

 

친구의 서적경 빌드가 궁금해서 쓴 시나리오라는 소개에 걸맞게, 이 세션에 임하는 두 사람의 첫 대결은…

'누가 서적경이 될지'

였습니다! 아놔 (ㅋㅋㅋㅋㅋㅋ

 

그래요. 친구의 서적경 빌드가 궁금하기보다는 나의 서적경 빌드를 시험해보고 싶은 거죠.

마기카로기아의 정명한 마법사 캐릭터와 달리, NPC로서의 여러 특이한(악랄한) 특성을 갖고 있는 에너미 캐릭터… 무한의 마소 규칙, 각종 기괴막측한 학파 마법!

 

그래서 둘은 PC 핸드아웃을 고르는 단계에서부터 대립을 시작합니다(?)

 

벽님은 은은하게 지켜보고 있다

 

 

 

큼큼. 좀 부끄럽군요.

그런데 서적경을 누가 하느냐도 그렇지만, 이 시나리오는 제4계제, 그리고 어쨌거나 서로 간에 동료 의식이 있(었)다는 설정의 캐릭터여야 한단 말이죠?

 

그래서 동시에, 어떤 페어로 가게 될 것인가도 논의하게 됩니다.

보통 루와즈와 1vs1, 아 아니 2인 시나리오를 가는 경우에는… 데뷔 시나리오 기준으로 부르자면 '청춘의 메시지' 줄여서 청메 페어, 혹은 '너에게 고한다' 줄여서 너고 페어 정도가 자연스럽겠지요.

 

너에게 고한다 후기를 보시면 알겠지만ㅋㅋㅋㅋㅋㅋ 루와즈는 저에게 된통 당했거든요 (루와즈: 쉬익쉬익)

그래서 저는 아무 생각 없이 하하하 난 산화할 것이며 루와즈는 당할 것이다 <이런 마인드로 서적경을 하겠다고 나대고 있었습니다. (띠용

 

그런데 청메 페어라면 루와즈의 캐릭터는, 마법범죄자를 '사냥'하는 기관, 엽귀-사이클롭스- 소속이라, 서적경을 눈 앞에 두고서도 살려두면 페널티가 꽤 크고

너고 페어라면 제 캐릭터는 다른 시나리오 이야기지만 이미 서적경 빌딩을 해봤거든요.

 

그래서 어라? 싶은 찰나에, 루와즈가 갑자기 금단의 이름을 꺼내고 맙니다.

"어라 사카피 카이토가 서적경하면 나 좋음!"

 

네? 누구요?

 

페어로는 청메 페어, 너고 페어가 있었지만 이건 또 신선하군요;; 굳이 이름 붙이자면 꿈깨 동료라고 해야할까요.

하지만… 사카피 카이토는 말이죠… 환혹의 노스탤지어에 있었던 캐릭터란 말이죠…

 

사카피 카이토가 서적경?

난 이런 거 감동 못한다 아니 감동이 문제가 아니라 굴릴 자신이 없다

 

<ㅇ> (머리를 부여잡는 자세)

☞ㅇ☜ (머리를 손가락으로 누르는 자세)

 

여기까지 오니까 청메 페어로도 제가 서적경할 자신이 없는 거예요 세상에

내가 루와즈에게 지다니

분하다…

 

그래서 얌전히 양보하기로 합니다. 서적경의 자리를 (ㅠㅠ

 

 

 

 

 

그러면 어적경의 이야기에 등장할 마법사 둘의 이야기를 먼저 보도록 하죠.

 

 

도로시

마법명은 '오즈의 마법사 ~flow over the rainbow~'

혼의 특기는 '움직임'

경력은 서경, 기관은 엽귀(사이클롭스)

 

아 아니죠. 잘못 썼군요.

 

 

도로시

마법명은 '동쪽 마녀의 은색 구두'

혼의 특기 '장난'

학파는 혼혈주의자(크로스오버)

 

그리고 이 서적경이 되어버린 동료를 찾아갈 마법사는

 

 

소라 아시모프

마법명은 '가능성이 자라는 성천의 정원'

혼의 특기는 '원류'

경력은 서경, 기관은 문호(포탈)

 

소라와 도로시, 둘은 학원에서부터 붙어다닌 단짝입니다.

대파괴 이후 10년을 소식을 듣지 못하고 살았지만… 모종의 마법재액 사건을 해결하며 다시 뭉치게 되었지요.

 

10년 전에 함께 다닐 때부터, 둘의 분과회 이름은 항상 '폭풍이 몰아치는 별하늘'

물론 이 설정은 그 10년 뒤 재회했다는 설정의 첫 세션에서 지었습니다.

 

마스터 벽님의 완벽함은 시작할 때부터 발휘되는데,

OR툴인 roll20.net에 접속을 했는데, 벽님의 배경화면 세팅을 보고 감탄했답니다.

'소라'라는 이름만 보고 별하늘을 테마로 한 그림을 깔아두셨더라구요. 마법명도 분과회명도 모르셨을 때인데!

 

좋습니다. 어떤지 마음이 충만해지는 세션이 될 것만 같은 예감이에요.

 

 

 

 

 

~더는 스포일러 유무를 신경쓰지 않는 경계입니다~

 

 

 

 

 

여느 때처럼 도로시는 '겉으로 드러난 모습'에 맞는 생활, 즉 장난감 가게에서 오후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평화로웠죠.

갑자기 대법전의 마법사들이 우르르 들이닥치기 전까지.

 

"동쪽 마녀의 은색 구두! 이번에야말로 체포하겠다!"

 

그런 말을 듣자마자 도로시는 깨닫습니다. 사실 자기 자신은, '오즈의 마법사'가 아니라 '동쪽 마녀의 은색 구두'라는 것을.

 

갑자기?

서적경이요?

제가요? 여기서요?

 

도로시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과, 수적으로 밀어붙이는 마법사들에게 압도되어 도망칩니다. 하지만 도망치는 와중에도 좋아하는(?) 것이 있었으니

 

"앗! 눈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사실 이건 다 같이 한마음 한뜻으로 스포트라이트 비췄음)

 

그리고 프릴 드레스 차림을 신기해하면서 좋아합니다. "구두 예뻐! 이게 본체구나?" 아니 도로시!!!

정말 못 말리겠군요.

하지만 다행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투지에 불을 붙이며 맞서 싸우는 게 아니라 도망치기라도 하고 있으니 말이에요.

 

옷은 마음에 드는데, 쫓기는 상황에 몰려서 울 듯 말 듯한 표정으로 달아나는 도로시.

골목을 달려나가는 도로시의 옆에서, 갑자기 손이 뻗어나옵니다.

 

"쉿."

"잡았다. 서적경."

"(농담)"

 

그렇습니다. 소라는, 강력한 마법범죄자가 도망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아니, 그게 도로시라고?

이게 무슨 상황인지 차분하게 파악하고 싶었지만 일단 울기 직전이 되어서 도망치는 도로시를 붙잡고, 추격자로부터 먼저 숨습니다.

 

이게 어찌 된 일일까요?

도로시는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는 걸까요?

아니, '원래'라는 게 존재는 했던 걸까요?

 

 

 

 

 

이 시나리오는, 마기카로기아에서 기본으로 사용하지 않는 PC 핸드아웃을 사용하는 시나리오예요.

저는 서적경이 되어버린 PC①을 찾아온 PC②였고, 제 핸드아웃의 뒷면에는…

 

[이미 다른 단장을 회수하느라 힘이 빠진 상태다]라는 내용의 비밀이 있었죠.

 

나중에 알았지만, 도로시의 뒷면에는…

 

['동쪽 마녀의 은색 구두'는, 대법전의 수배를 받고 있는 실존하는 서적경이라는 기억이 떠올랐다]라는 내용의 비밀이 있었습니다.

 

엽귀 쪽이 서적경이 되어버려서 차라리 다행인 상황이었죠. 반대였다면 서적경이 된 마법사는 그렇다치고, 엽귀인 마법사는 실존하는 서적경을 처단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되었을 테니까…

 

 

 

 

 

하지만 아마, 소라 도로시 페어의 경우는 반대였어도 힘을 합쳤을 거예요.

다만… 모든 페어가 그렇게 결단하기는 쉽지 않겠죠.

 

잠시 룰 이야기를 해볼까요.

 

'전투'라는 것이 거의 모든 룰에서 그렇지만, 갈등을 해결하는 극한 상황을 제시한다는 건 단순히 다른 장면이 되는 걸 넘어서서 캐릭터 뒤의 플레이어에게도 심상의 전환을 강제하는 강력한 도구잖아요?

 

마기카로기아의 전투 장면은

거의 전능한 마법사라는 테이스트를 듬뿍 살려서, 개별 자아가 구축한 내면의 세계가 서로의 존재를 배척한다는 설정으로 연출되지요.

 

거기에, 불로불사라는 서사 내부 설정을 나타내주기 위해, 체력에 해당하는 마력을 전부 소진하면 '사망'이라는 상태이상을 얻게 됩니다. 정말로 상태이상:사망이라는 취급은 아니지만, 어쩐지 그런 취급을 하게끔 룰이 짜여져 있고, 대신 '부활'에 실패하면 그때는 영영 사라지게 되어 있죠.

이 부활에는 '앵커'라는 소중한 관계의 힘을 사용해야 하고, 반대로 전투에서 패배하게 되면 마법사에게 떨어질 불행은 대신 그 앵커에게로 향합니다.

패배한다고 해서 반드시 사망한다는 약속이 없는 닌자와 달리, 마법사는 불로불사의 존재인 대신 매 한걸음 한걸음을 신중히 걸어야 하는 존재인 거죠.

 

마기카로기아의 세계라서 성립하는, 이 연출과 데이터의 상호 보완 작용은 매 전투마다 세계의 멸망을 건 것처럼 임하게 합니다.

 

 

 

 

 

서설이 길었네요. 그런 설정의 전투가, 특히 습격이 벌어지는 부분이 이 시나리오의 강렬한 첫맛인데요.

이 습격을 당하는 것이 '서적경' 쪽이 아닌 '대법전' 쪽이라는 점이 절묘했어요.

 

실은 제 '어적경' 세션은, 급하게 일정을 잡은 편이었는데요, 제가 페어로 키운 두 마법사가 이 시나리오를 간다길래 관전을 신청했더니 아예 먼저 시나리오를 경험해보게 해주시겠다면서 빠르게 일정을 잡아주셨습니다 -//- 벽님 최고라네 벽벽최

 

그리고 그 페어로 키운 마법사 둘은… 어 뭐라고 해야 할까 굉장히 구질구질하게 얽혀 있는 복잡미묘한 애증과 우정의 페어인데요.

 

이 페어의 세션을 관전하면서 느꼈어요. 모든 페어가 도로시와 소라처럼, 서로를 믿거나 서로를 위해 행동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망설이지는 않을 거라는 것을. 아주 사소하게, 플레이어 말고 캐릭터의 관점에서라도 말이에요. "대법전의 마법사가 서적경이 된 캐릭터를 습격하는데… 내가 여기서 (서적경이 된) 페어를 도우면 어떻게 되는 거지?" 하는, 망설이게 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영문 모르고 서적경이 된 PC2와 그런 페어 캐릭터를 앞에 두고 미스터리를 느끼고 있는 대법전 PC1이, 언제나 곧장 해결책을 찾아 뛰어들 각오가 되었다는 보장이 없는 상태라면?

 

게다가 각자의 【비밀】이 있는 상태라구요. 언제 닌자처럼 PVP를 시작할지 몰라.

 

다행히 각자의 비밀은, "자 이제부터 서로 죽여라" 유형의 비밀이라기보다는, 사건의 진실을 궁금해하게끔 슬쩍슬쩍 보여주는 커튼 사이의 어두운 그림자 같은 것입니다. (음 희망찬 이야기는 아닌 거 같기도)

 

괜찮습니다. 여기서 괜찮다는 말을 하려고 '전투'라는 이야기를 길게 했어요. 다행히도, 자신을 의심하든 상대를 의심하든, 두 PC는 미스터리에 한발짝 내딛자마자 그 미스터리가 자신을 습격하도록 장치가 짜여 있습니다!

 

왜냐하면, 서적경인 입장이 된 PC가 아닌 다른 쪽이 습격당하니까요.

이렇게 되면 입장이야 어찌 되었든 페어가 손에 손잡고 미스터리를 돌파하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리지 않나요. 크으으

 

 

 

 

 

대법전의 추적자라고 생각했던 마법사가 사실은 금서가 만들어낸, 제대로 된 사고를 할 수 없는 '단장'이라는 것을 알고 나자, 두 마법사는 확실히 뭔가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확신합니다.

 

다만 이 페어는 이 시점에 약간 정지선에 부딪치는데…

새로운 핸드아웃이 공개되지 않아서, 남은 것은 PC의 비밀뿐이었거든요.

 

그래서 도로시는 숨겨져 있는 사실, 즉 미공개 핸드아웃에 대한 조사를 시도하려고 합니다.

 

나중에 시나리오를 보고 알았는데, 새 핸드아웃인 '은신처'의 공개 타이밍은 그 이전까지 나왔던 핸드아웃들, 즉 PC 두 사람의 비밀과 '대법전의 추적자'에 대한 조사 후더라고요.

 

잠시 ~버퍼링~ 뒤에, 도로시는 불투명한 서사, 즉 미공개 핸드아웃 조사를 하는 대신 소라의 비밀을 조사하는 것을 선택합니다.

 

 

다만 이것이 벽님에게 조금의 아쉬움을 남긴 것은, 그대로 진행했다면 어땠을지를 확신하기 힘들어서였겠죠.

아냐 아쉬워하지 마세요! 저도 다시 생각해봤지만, 루와즈의 제안대로 진행했더라도 나쁘지는 않았겠지만… 서로가 서로의 진실을 알고서야 돌입할 수 있는 세계가 있는 법이죠 -//-

 

아마도 그런 생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남은 것이 PC의 비밀뿐이라면, 사실은 분과회 단위로는 진실을 다 알고 있는 셈이니까, "서적경이 되어버린" 상태를 해결할 실마리는 다른 어딘가에 있을 거라는 판단?

혹은 빨리 진행하고 싶었을까… 아니, 페어를 의심하지 않는 것에 가까웠겠지요.

 

…라고 말한 것치고는 닌자처럼 구는 중

X맨이 맞습니까?!

맞긴 뭘 맞아 맞는 소리하네 찰싹 맞는 소리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보죠.

 

백만 세계의 문을 통한 이경, '은신처'로 들어서고 나서야 깨달을 수 있습니다.

도로시의 잠재의식이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장소. 도로시의 방어기제가 불러낸 공간.

 

이걸 도로시가 조사해서, 그리고 벽님이 이걸 단순히 안락한 '은신처'가 아니라 '백만 세계의 문'을 통과해서 찾아낸 풍경이라고 묘사해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그러지 않았으면 이런 서사는 탄생할 수 없었겠죠.

 

"도로시가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세계란, 어떤 풍경인가요?"

 

이 질문은 마치 세계를 함께 알아내는 AWE의 강령 같기도, 세계를 함께 자아내는 FATE의 작법 같기도 했어요.

이전까지의 세션(서사)에 등장하지 않았던, 그래서 저는 물론이고 루와즈 자신조차 몰랐던 대답이 튀어나옵니다.

 

"넓은 평원, 캔자스에 있는 밀밭입니다."

 

커다란 풍차와 자그마한 시골집이 있는, 도로시의 어린 시절 고향의 풍경.

원래의 집은, 오즈의 마법사라는 이름에 걸맞게 토네이도에 휩쓸려 날아갔어요.

하지만, 이 공간에는 그때의 풍경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네요.

 

이럴 수가

롸력밖에 못할 줄 알았던 루와즈가!!!!

(넘

 

잘 익은 밀의 냄새

오후의 따스한 햇볕의 냄새

황금빛 파도가 치는 전원풍경이 펼쳐집니다.

 

도로시가 가장 그리던 풍경

 

도로시가 가장 그리워하던 것이, 고향의 황금빛 풍경이라는 것은 아무도 몰랐던, 심지어 도로시 본인조차도 몰랐던 사실입니다.

다만, 서사의 재료는 모두 준비되어 있었죠.

폭풍 > 오즈의 마법사 > 캔자스 > 전원풍경…

 

여럿의 시선이 교차하며 만들어지는 서사는, 만든 이조차 어디로 흘러갈지를 모르기에 매력적이네요.

 

생각지도 못했던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걸요

 

나라면, 그러니까 소라라면?

아… 생각을 못하고 고장났을 거 같아요 (ㅋㅋㅋㅋㅋ

학원의 정원 풍경을 꺼내왔을까? 도로시와 함께 한 시절 말이죠.

(그리고 이 생각은 페어로 키운 두 마법사를 관전하면서 뒤통수를 치게 되는데… 그것은 이후의 이야기)

 

이런 페어

 

이 공간은, 안식처라는 심상에 걸맞게 마법사의 마력을 회복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이렇게 연출했는데 이걸 어떻게 1회용 베이스 캠프 취급을 할 수 있겠어요. 이 황금빛 캔자스의 풍경을. 어느 만화에 나오던 결단처럼, 비록 찬란한 추억이 얽힌 풍경이지만 추억은 과거이니까, 뒤 한번 돌아보지 않고 미래로 나아가야죠. 저는 그렇게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단지, Remember Kansas.

 

 

조심하라구 나 막 추억 날조할 수 있는 마법사야

 

그리고 다른 세계의 공간에 잠시 들어옴으로써 알게 된 것은,

'서적경이 되어버린 세계'는 다행히, 가상의 가능성으로 창조된 세계라는 거였어요. 그대로 두면 그 가상이 현실을 침식하게 되지만, 아직 시간이 있습니다.

 

'동쪽 마녀의 은색 구두'는 실존하는 서적경이 맞았어요.

단지, '오즈의 마법사'의 존재를 강탈하기 위해 금서의 힘을 이용했고, 그 재앙에 휘말린 것은 목표였던 도로시뿐만 아니라, 도로시에게 개입한 소라까지 포함이었던 것.

 

이게 단장이었던 '대법전의 추적자'가 소라를 그토록 적대시한 이유였습니다.

우리는 역시 친구였어 (빵끗

 

그리고 페어로 키운 두 마법사 또한 같은 우정을…

…얘네는 뭐가 문제일까요. 구하러 온 거잖니 얘들아! 너희 친구잖니!

(활활

 

 

 

 

 

소라와 도로시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마지막 남은 단장인 '교체'를 회수하는 것으로, 금서 '역인과의 추'를 완성, 편찬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서적벽 아니 서적경 '동쪽 마녀의 은색 구두'가 등장합니다!

와.

벽님이 '존재를 강탈하려는 마법사'를 맡으니까 이건 정말 서적벽이다… 서적벽? 붙박이 책장? 그래요 붙.책.이더라 이 말입니다. 사악하고 요망하며 심지어 강력한(PC의 업보로 이루어져 있는) 서적경. 정확히는 '장난'의 서적경이 아니라 '낙화'의 서적경이 정말로 무시무시했죠. 대법전의 마법사가 혹할 정도로 막 유혹을 해대는데… 아 거기서 혹하면 안 되지! 셈! 비플!!!

 

 

 

 

 

…다시 소라와 도로시의 이야기로 돌아와서(2)

두 마법사는, 한바탕 오즈의 놀라운 세계에 날려갔다가 돌아온 것처럼 원래의 세계로 돌아옵니다.

은색 구두의 뒷굽을 부딪친 것처럼 말이죠.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도로시는 원래의 이름을 되찾았고,

엽귀의 데보라는 도로시가 붙잡아 온 서적경을 평소처럼 회수합니다.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아무 일도 없지는 않았죠. 행복한 환상의 세계가 되살려준 추억과 되새겨준 현재의 가치는 분명히 남았으니까요.

 

소라와 도로시는 현실에 있는 캔자스의 그 풍경에 같이 찾아가보기로 합니다.

잠재의식이 만들어낸 안락한 정원 같은 풍경은 없어요.

 

집은 폭풍에 날아간 뒤, 그 자리는 버려졌고

황금빛 밀밭은, 남아 있지만 환상 속의 그 풍경 같지는 않습니다.

 

군데군데 잡초가 자라는 곳도,

키 높은 옥수수들 따위의, 갖가지 작물이 저마다의 공간을 주장하는 다소 어지러운 공간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추억은 사람의 내면에 남아 있습니다. 그때의 풍경을 되살리는 것은 실제 세계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내면에 눈을 돌리면 찬란한 시절이 되살아납니다.

 

소라와 도로시는 문득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다는 걸 깨닫습니다.

 

🐤

 

메추리를 피해 돌아다니다보면

억세게 자라고 있는 민들레가 보입니다.

 

도로시가 그토록 원했던

꽃반지는

여기서도 만들 수 있겠네요.

 

 

 

 

 

 

 

"자, 돌아가자."

 

 

 

 

 

 

 

 

 

 

감동서사자동전개시스템 마기카로기아였습니다!

세션 시간은 휴식 포함해서 정말 온종일 걸렸어요.

긴 시간 고생하신 벽님께 감사드립니다

(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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